형숙이에게
형숙아,
멀리서 보내준 카드와 손편지 잘 받아보았어.
독일에 올수도 있다는 소식이 나름 반갑기도 하다. 너의 남편의 전공이 도시 계획이라니, 유럽의 도시를 공부하는 것도 좋을 거 같아. 내가 아는 후배도 같은 전공이였는데, 영국에서 석사하고 직장 생활 조금 하다가 지금은 뉴질랜드에서 직장 생활 해. 한때, 싱가폴에서도 잠시 있었다는데, 그 모든게 엄청난 공부가 되었다. 특히 영국을 거치면서, 유럽 이주민이 사는 뉴질랜드도 더 잘 이해하게 되었구. 하나님의 뚯이 어디에 있을지 모르지만, 기도 가운데, 선한 인도 하심을 받기를 나도 기도한다.
형숙아.
네가 나를 가까운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다니 고마와. 나도 그런줄 알고 있었는데, 전화를 피하는 사람이 가깝기는 커녕 관계가 어렵거나 빚쟁이가 아닐까 난 생각해.
나에겐 가까운 누구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인데, 넌 내가 친구들과 연결해주는 다리 같은 사람이라 생각이 들어. 뭐 그것도 괜찮아. 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요즘 친구들과 줌 미팅을 하며 갑자기 기억난 일이 있어. 대학때, 항상 친구들 모임에 늦던 네가 어느날 정시에 나타난거야. 그래서 내가 무슨 동기로 정시에 왔냐고 물었더니, 치환이가 늦게오지 말라해서 그랬다는거지. 치환이가 한사람이 늦게 오면 친구들 모두가 기다린다는 말에 그제서야 깨달았대. 너에게 편안하고 영향을 줄수 있는 사람. 난 이제야 알았어. 단연코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난 이제서야 알아서 네게 쪼끔 미안하긴 한데, 뭐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이른거라잖아. 이제 너도 나에게서 편해졌으면 좋겠어. 미안해 하지마. 이제 우린 멀리서 살잖아??
종종 나의 선의가 남에게 불편을 준다는 걸 깨달아. 서로가 불완전하니까 이렇게 알아가며 사로 커가는거라 난 믿어.
오늘 주일도 가족과 말씀속에 잘 보내길 빈다.
ps.'관계'에 대하여 내가 작년초에 써놓은 글을 보낼께.내 생각을 전달하는데 조금 도움이 될것 같아서...